나의 글
들불같이 타오르는 목마름으로깊은계곡 숲길로 산을 오른다.갈대숲 비원(秘園)속 숨겨진한송이 석화(石花)를 찿아 여인산을 오른다.가녀린 꽃잎새가 곱게 피어난함묵(含默)의 동굴앞 어귀에 한 줄기 뜨거운 바람이 스쳐간다.어둠의 터널속에 신호가 울리면 거친 숨소리가 천지를 가르고 울먹이는 신음소리가 질퍽거리는 환희의 밀궁(密宮) 열린다.뇌성벽력이 산하를 내리치고강물은 그즈음에 넘쳐 흐르니 이글거리는 불구덩에 몸을 던져 산화하는 자진(自盡)의 길로 들어선다의식은 불꽃되어 어둠을 사르고찬란한 별빛을 불러 모으는 동굴속은생명을 쏘아 올리는 불꽃놀이 현장이다.
허기진 배를 채워주는 양생의 터전이다. 거대한 폭발이 솟구치고 뜨거운 화염이내몸을 소진시켜 공동(空洞)의 한 점에 가둔다.해묵은 회한은 구름되어 안개비로 뿌려지고 진달래 꽃잎은 피빛 울음을 토해낸다玉女峰 피어오른 아지랑이 열기속에산산이 쪼개진 달빛 파편이 낙엽처럼 뒹군다황홀한 침몰로 시나브로 줄어드는 몸집나는 풀숲에 누워
깊은 잠에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