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빈터

토너벨 2012. 10. 7. 09:36

 

 

 

 

내가슴 빈터에...


너의 흔들리는 망설임이
먼 강물소리처럼 들려왔다

너의 견디기 힘든 참음도
네가 삶의 무정함으로 돌아서서
모르는 체하는 그리움도

한때 석양빛이 곱게 물들이던
투명한 오렌지빛 그림자도

그 그림자를 슬프도록 고개 숙이고
만져보는 네 쓸쓸한 뒷모습도

밤새
네 방 창가에 내 방 창가에
내리던 차갑고 투명한 비도

내가 네 이름으로...
내 가슴 빈터에 네 침묵을 심는다,

너는 늘 그렇게 내게 서있었다
아득히 세상 끝에서 서성이는
미처 다 하지 못한 말로

네게 시간을 줘야 한다고
내 가슴 빈터에 나는 말하고 쓴다,

모두가 기웃거리며 제 갈 길로 가는
작은 후미진 구석

그곳에서 기다림을 완성하려고
지금, 네 망설임을 심는다,
한번 더, 네 이름으로...

언제든 온전히 말을 거두리라
너의 이름으로,
네가 된 나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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